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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투찰가를 단톡방·분석업체와 맞추면 담합입니까 — 공정거래법이 보는 것은 ‘합의’와 ‘정보 교환’입니다

공고잇다운영자·2026. 9. 15. (화) 12:07·댓글 0·본문 읽기 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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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린 글 「같은 입찰에 들어가는 회원들 모두에게 ‘최적값’을 판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에서는 분석 서비스가 같은 공고의 여러 회원에게 추천값을 줄 때 생기는 모순을 다뤘습니다. 그 글에 이어 한 가지를 더 짚고 싶습니다. 추천값을 받은 쪽이 그 값을 들고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겁니다.

현장에서 흔히 오갈 수 있는 말들을 떠올려 보세요. “이번 건 몇 번 찍으세요?”, “우리 회원사끼리 사정률 구간을 나눠서 들어갑시다”, “이번엔 그쪽이 가져가시고 다음 건은 저희가 할게요.” 가볍게 한 말이 법에서는 가볍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어떤 행위가 위법인지는 사실관계를 조사한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이 판단합니다. 여기서는 조문이 무엇을 요건으로 삼는지, 걸리면 무엇이 따르는지를 원문 그대로 정리합니다.

1.공정거래법 제40조가 금지하는 입찰 관련 행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제1항은 사업자가 계약·협정·결의 또는 그 밖의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입찰과 직접 관련된 호는 두 개입니다.

  • 제8호: 입찰 또는 경매를 할 때 낙찰자, 경락자, 입찰가격, 낙찰가격 또는 경락가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
  • 제9호: 가격, 생산량,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눈여겨볼 표현이 셋 있습니다.

첫째, “그 밖의 어떠한 방법으로도”입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았어도, 구두로 했어도, 메신저로 했어도 방법은 따지지 않습니다.

둘째, 낙찰자를 정하는 것도 들어갑니다. 가격을 맞추지 않았어도 “이번엔 누가 가져간다”를 정하면 제8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셋째,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입니다. 직접 합의한 회사만이 아니라, 다른 사업자들이 그런 행위를 하게 만든 쪽도 금지 대상입니다. 여러 회원사의 투찰가를 정해 주거나 번호를 나눠 주는 역할을 하는 제3자라면 이 문구를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2.“합의한 적 없다”고 해도 추정될 수 있습니다


담합은 보통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하니, 법은 추정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5항은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하는 둘 이상의 사업자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그 사업자들 사이에 합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 제1호: 해당 거래분야, 상품·용역의 특성, 해당 행위의 경제적 이유 및 파급효과, 사업자 간 접촉의 횟수·양태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행위를 그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을 때
  • 제2호: 제1항 각 호의 행위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때(제9호 중 정보 교환 행위 자체는 제외)

실무자 입장에서 읽으면 이렇습니다. 같은 공고에 들어가는 회사들끼리 투찰가나 번호 선택 같은 정보를 주고받았다면, 그 기록이 합의를 추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냥 참고로 물어본 것”이라는 해명은 조사 과정에서 따로 입증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각 회사가 공개된 과거 낙찰 자료를 각자 보고, 각자 판단해서 비슷한 금액을 썼다는 사실만으로 곧 합의가 되는 건 아닙니다. 조문이 문제 삼는 건 공동으로 정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같은 값이 나왔다”보다 “값을 두고 서로 연락했느냐”가 훨씬 중요한 지점입니다.

3.걸리면 무엇이 따르는가 — 과징금, 형사처벌, 입찰참가자격 제한


제재는 세 갈래로 옵니다.

근거내용
공정거래법 제43조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0분의 20을 넘지 않는 범위의 과징금, 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은 40억원 이내
공정거래법 제124조제1항제9호제40조제1항을 위반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자 또는 이를 하도록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국가계약법 제27조제1항제2호입찰자 간에 서로 상의하여 미리 입찰가격 등을 협정하거나 특정인의 낙찰을 위하여 담합한 자는 부정당업자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입찰하는 회사에 가장 아픈 건 세 번째일 수 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제3항은 부정당업자에 대해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합니다. 국가계약법 제27조제1항은 제한 사실을 다른 중앙관서에도 통보하고, 통보를 받은 곳도 자격을 제한하도록 정합니다.

기간 문제도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제한 사유가 된 행위가 끝난 때부터 5년이 지나면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하면서, 담합(제2호)과 뇌물(제7호)은 7년으로 따로 정합니다. 몇 해 전 단톡방 대화가 지금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같은 조 제2항은 담합으로 제한을 받은 업체가 공정거래법 제44조에 따른 자진신고 등으로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감경·면제받은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도 감경·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76조제7항이 과징금 면제 시 제한 면제, 과징금 감경 시 감경 비율만큼 제한 일수 감경이라는 구체적인 방식을 둡니다.

4.분석 서비스를 쓰는 회사가 조심할 행동


분석 서비스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공개 데이터를 정리해 보는 건 각자의 판단을 돕는 일입니다. 조심할 것은 그 다음 행동입니다.

  • 같은 서비스를 쓰는 다른 회원사와 이번 공고의 투찰가·번호·사정률을 주고받지 않기
  • 커뮤니티나 단톡방에서 마감 전인 공고의 투찰 계획을 묻거나 답하지 않기
  • “회원끼리 구간을 나눠 들어가자”는 제안에 응하지 않기 — 조문의 ‘낙찰자 결정’, ‘정보 교환’과 거리가 가깝습니다
  • 외부 업체가 여러 회사의 투찰가를 한꺼번에 정해 준다는 구조라면 계약하지 않기
  • 투찰 금액은 회사 안에서 결정하고, 결정 근거를 내부 기록으로 남기기

마지막 항목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가 어떤 자료를 보고 어떤 이유로 금액을 정했는지 기록이 있으면, 나중에 “비슷한 값이 나왔다”는 의심을 받았을 때 각자 판단했다는 설명의 근거가 됩니다.

자주 나올 만한 질문도 하나 짚겠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이미 개찰이 끝난 공고의 낙찰률이나 개찰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도 위험할까요? 개찰 결과는 나라장터에 공개되는 정보이고, 제40조제1항제9호가 문제 삼는 것은 정보를 주고받아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입니다. 끝난 공고의 공개 결과를 함께 공부하는 것과, 마감 전 공고에 누가 얼마로 들어갈지 맞추는 것은 조문이 보는 지점이 다릅니다. 다만 과거 결과 이야기가 “그러니 이번 건은 이렇게 나눠 들어가자”로 넘어가는 순간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은 기억해 두세요.

공동수급체(공동도급)는 공고가 허용한 방식으로 구성원을 정해 함께 입찰하는 제도로, 경쟁사끼리 몰래 가격을 맞추는 것과는 다릅니다. 다만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아닌 다른 입찰자와 가격을 맞추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5.정리


같은 분석 자료를 봤다는 것과 같이 정했다는 것은 다릅니다. 공정거래법은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입찰가격과 낙찰자를 함께 정하는 합의,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만으로도 합의가 추정될 수 있습니다.

입찰이 잘 안 풀릴수록 옆 회사와 이야기해서 확률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화의 대가는 과징금, 형사처벌, 최대 2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이고, 문제 삼을 수 있는 기간은 7년입니다. 투찰가는 각자 정하고, 정한 이유는 회사 안에 남기세요.

출처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0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제1항제8호·제9호, 제5항, 제43조(과징금), 제124조(벌칙) 제1항제9호 — 시행 2026. 5. 12. 기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 제1항제2호, 제2항, 제4항 — 시행 2026. 6. 11. 기준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제3항, 제7항 — 시행 2026. 6. 3.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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